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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파파라치를 양성하는 제주지방경찰청? 본문

김기자의 길/몽니뉴스닷컴

교통 파파라치를 양성하는 제주지방경찰청?

제주뚜벅이 2013. 4. 26. 18:24

지난 26일 오후5시경, 제주지방경찰청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jejupolice)에는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바로 '교통법규위반 운전자 공개 수배'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얼핏보면 좋은 취지 인것 같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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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경찰청제주지방경찰청의 페이스북 캡쳐


이벤트(?) 이미지를 올리면서 쓴 글을 살펴보면 '제주지방청에서 교통법규위반 운전자를 공개수배합니다.'라며 '블랙박스 영상으로 제주도민이라면 누구나 공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교통 파파라치들에게 공모전을 개최해주고, 상금과 감사장까지 준다니... 제주지방경찰청은 파파라치를 양성하는 곳인가요?


포스터공모전을 개최한다는 내용의 웹포스터


우선 이런 이벤트(?)를 준비한 취지는 알것 같습니다. 제주도 운전자의 운전행태지수가 3년 연속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이는 분명히 개선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도 제주에 살고 있고, 부끄럽지만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들을 많이 보아옵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하는 부분입니다.


사실 이러한 얌체위반차량들을 근절하고자 '교통법규위반 신고보상제'를 운영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짧게보면 이러한 문제들이 개선되는것처럼 보이지만 보상금만을 노리고 위반차량들만 찾아다니는 일명 '교통파파라치'가 생겨나고, 운전자들은 카메라를 들고 길가에 있거나, 어딘가에 숨어 있는 사람들을 보면 우선 의심부터 하게됩니다.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더 큰 부작용을 만들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제주지방경찰청제주지방경찰청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신고포상금제도 큰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서 공모전을 개최한다는 제주지방경찰청의 이벤트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사실 '공모전'이라는 명칭을 쓰는것이 과연 옳은것인지라는 생각도 듭니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 다른사람의 위반행위를 찾아내는 경쟁을, 게다가 경찰에서 이를 부추키는 일들을 꼭 했어야 할까요?


마치 더 나쁜 범죄자를 찾아내서 신고하는 사람에게, 더 큰 상금을 주는 꼴이 되어버리는 격입니다. 법을 어기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치루게 할 필요는 꼭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법을 지킬때만이 더 즐겁고 웃을일이 많아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법을 지키게하는 방법이 모두 정당화 될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교통법규 지키키 캠페인 공모전'을 진행에 깜짝놀랄 아이디어를 발굴해내고, 교통법규를 지킬 수 있도록 사람들을 이해시키거나 감동시키는 방법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이벤트를 진행하는 제주지방경찰청은 다시 한 번 진행여부를 심사숙고 하셨으면 좋겠네요!


자신의 이익(상금)을 위해 남의 잘못(위반사항)을 끄집어내는 이벤트를 통해 경찰은 실적을 쌓을 수 있을지 몰라도 제주도민, 나아가서 시민들은 서로에 대한 불신만 더 커져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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