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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이석문 교육감님께 드리는 글 : 오라초등학교 증축안에 대하여 본문
제주특별자치도 이석문 교육감님께 드리는 글
이석문 교육감님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시 오라동 오라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학부모 김두혁입니다. 우선 언제나 제주도 교육발전을 위해 힘써주시는 부분에 대해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교육 분야 뿐 아니라 제주도민의 다양한 의견에도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정말 존경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이석문 교육감님께 글을 올리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오라초등학교 증축안’에 대해 저의 생각과 의견, 그리고 같은 뜻을 가진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현 상황을 우선 말씀드리면 지난 3월 18일부터 5월 16일까지 총 3회에 걸쳐 오라초등학교 증축에 대한 설명회를 통해 학부모님들과 지역주민분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었습니다. 그 과정동안 두 가지 증축 안으로 의견이 좁혀졌지만 마지막 설명회 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고 심지어 지역주민간의 갈등으로까지 번져버렸습니다. 이러한 과정동안 느꼈던 부분, 그리고 제가 교육감님께 드리고 싶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오라초등학교에 증축이 필요한 과정까지의 내용입니다.
오라초등학교는 이미 수차례의 신축 및 증축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개교이래 1992년 정규교실 4교실 증축, 1993년 급식실(오라관) 신축, 1994년 병설유치원 교사 신축, 2002년 다목적 강당 신축 및 2개 교실 증축, 2006년 2개 교실 증축, 2010년 교실증축, 2011년 교실 증-개축, 2013년 2.5개 교실 증축, 2015년 본관 4개 교실 증축, 유치원 1실 증축 등 이러한 증축과정을 살펴봤을 때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단기적인 계획으로 계속해 증-개축 과정을 거쳐 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지난 2015년 제335회 제주특별자치도의외 제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홍경희 의원은 “제주시 동지역 인구가 늘어났지만 학교 문제는 심각한 상황, 오라초등학교는 기존의 좁은 학교 부지에 기형적으로 학교가 증축되고 있다”고 행정의 정책 부적절성을 지목했습니다. 이미 2년 전부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또한 기형적인 증축이 계획되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육감님께서는 올해 2월에 진행되었던 ‘2017학년도 새 학기 맞이 기자회견’에서 “과거 관행 때문에 학생 수 예측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도시계획에 따라 학생 수를 예측하는데 관행적으로 해당지역에 들어설 건물을 1층으로 판단해 학생 수를 예측해왔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관행적 판단으로 인해 학생 수 예측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오라동에 유입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학생 수가 많아진 부분도 있지만, 행정 정책의 부적절성 그리고 교육청의 관행적인 학생 수 예측이 오라초등학교의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형적인 증축에 더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증축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오라생태숲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과거의 다양한 문제점이 있었지만 증축 자체를 미룰 수는 없습니다. 인구유입에 따른 학생 수 증가에 따라, 또 앞으로 오라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들과 입학시킬 부모님들 또한 함께 살아가야 할 지역주민이기에 증축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청에서 주최한 세 차례의 설명회를 통해 여러 가지 증축방안 중 오라생태숲과 학교운동장에 증축하는 두 가지 방안으로 좁혀졌고 많은 학부모님들께서는 오라생태숲을 지키고 학교운동장에 증축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우선 많은 학부모님들께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의 선택을 하는데 있어 무척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오라생태숲이 사라지는 증축안, 학교 운동장이 축소되는 증축안 모두 우리 아이들에게 큰 피해가 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면 오라생태숲을 우리 아이들에게서 지켜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둘째, 오라생태숲은 현재 오라동의 유일한 녹지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더 지켜주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그리고 현재도 수많은 빌라들이 지어지고 있는 오라동입니다. 그 어디를 찾아봐도 아이들이 마음껏 자연을 느끼며 뛰어놀 수 있는 녹지공간은 보이지 않습니다.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녹지공간,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친구가 될 수 있는 소중한 공간과 시간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셋째, 자연은 우리가 보존해야 할 마지막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청에서는 오라생태숲은 이미 만들어진 공간이며, 증축공사 완료 후 오라생태숲을 일부 복원해 조경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교육청 행정의 역행, 그리고 자연의 가치를 폄하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오라생태숲은 2009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지정 녹색성장 교육 연구학교로 오라초등학교가 지정되면서 가꾸어 나가기 시작한 숲입니다. 초기에는 작은 녹지공간이었지만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십여 년간 정성을 다해 가꾸어온 결과 현재는 교목인 향나무를 비롯해 68종의 수목과 12종의 화초 등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되어 있고, 연못, 정자, 산책로 등도 갖춰져 자연과 함께하는 생태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교육청에서 지정하고 교육방침에 따라 가꾸어 온 생태숲을 필요에 의해 없애버린다면 일관적인 교육행정이 아닌 교육행정의 역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까지 수많은 손길과 정성에 거쳐 만들어진 오라생태숲을 증축 후 건물로 둘러싸인 공간에 재조성 한다는 것은 불가하다고 생각합니다. 십여 년의 정성과 시간은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자연만이 가진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오라초등학교 오라생태숲은 68종의 수목과 12종의 화초 등 약 80여종의 다양한 생물종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또한 정자, 등나무, 산책로 등 아이들의 휴식공간이기도 합니다. (2017.05.17)
세 차례의 설명회 동안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무시되었습니다.
교육청의 의견과 학부모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 차례의 설명회 동안 여러 가지 의견과 대안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은 다양한 이유를 대며 교육청의 방침만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설명회가 진행되면서 어느 학부모님께서는 교육청의 설계안과는 별도로 직접 학교운동장에 증축하는 방안을 직접 스케치하여 설계안을 보여주셔 많은 학부모님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시기도 하셨으며, 부지매입 후 학교신축에 대한 의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교육청의 방침 및 다양한 이유로 인해 모든 의견은 무시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의견과 방안이 제시되었지만 제3차 설명회에 참여하셨던 학무보님들과 지역주민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 체육관 자리에 체육관과 교실을 신축하는 방안이었습니다. 공간적인 부분도 충분하고 지역주민간의 갈등도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었지만 내구연한(연수범위)란 관련법 때문에 교육청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얼마 전 세월호에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시다 안타깝게 돌아가신 기간제 교사 분께서도 순직으로 인정되셨습니다. 만약에 관련법만을 내세웠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법과 법률은 결국 이 국가와 사회를 만들어가는 국민과 주민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사례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언급해 봅니다.
또한 법은 업무 및 사람 사이의 갈등을 조절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갈등을 유발하지 않고 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법을 내세우기 보다는 가능한 방안을 찾고 노력해 주시는 교육청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교육감님의 관심과 교육청의 노력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교육감님 저와 많은 학부모님들은 소통을 원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교육청과 학부모 사이의 의견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교육청의 숨김없는 증축진행과정 설명, 그리고 학부모님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자세한 계획 등 상호간의 진솔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신축’이라는 바로 앞에 당면한 문제로 너무 급하게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더욱 더 갈등을 조장하는 일이 되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늦더라도, 또한 계획이 지연되어 발생하는 문제점들도 시간을 갖고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면 교육청, 선생님, 학부모, 지역주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두서없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지역주민간의 갈등을 없앨 수 있도록 이석문 교육감님을 비롯해 교육청 관계자님들께서 노력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2017년 5월 17일
오라초등학교 학부모 김두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