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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리고 길
흑돼지전복오징어삼합! 제주도민의 성산맛집 성산흑돼지두루치기! 본문
제주에 살며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다보니 지역별로 꼭 찾는 밥집 하나정도는 맛집목록에 꼭 넣어두곤 합니다. 오늘 소개할 성산맛집은 바로 성산흑돼지두루치기입니다. 오조리해변에서 조개를 캐거나, 성산일출봉을 오르거나, 또 우도에 갈 일이 있으면 점심시간에 맞춰 꼭 여기서 밥을 먹고 갑니다.
서귀포시 한도로 255에 위치한 성산흑돼지두루치기는 성산일출봉과 무척 가깝고, 성산항과도 그리 멀지 않아 식당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복잡한 성산일출봉 입구쪽과는 떨어져 있어 주차를 하고 식사를 하기에도 무척 용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성산흑돼지두루치기의 메뉴는 흑돼지삼합두루치기, 흑돼지두루치기, 몸국 이렇게 세 종류입니다. 삼합두루치기의 가격이 더 비싸기를 하지만 활전복과 흑돼지, 그리고 오징어가 함께 들어있는 흑돼지삼합두루치기를 즐겨먹습니다. 이왕 먹는김에 흑돼지와 전복을 먹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죠. 아참, 그리고 밥을 먹을 땐 국이 있으면 더 좋아서 몸국도 하나 추가로 주문을 합니다.
'제주 돼지고기 판매 인증점'이라는 서약서가 제주산 흑돼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증명서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보면 더욱 신뢰가 가는건 당연하겠죠? 저도 육지 출신이지만 신기하게도 제주산 돼지고기가 더 맛있는건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주문을 하고 잠시후에 등장하는 불판! 우선 두루치기 양념의 향기가 먼저 코끝을 자극합니다. 냄새만 맡아도 맛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두루치기 양념! 마음 같아서는 양념비법을 배워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 양념덕에 성산흑돼지두루치기의 마지막은 꼭 볶음밥이기도 합니다. (볶음밥도 글 아래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불판을 둘러 전복이 꿈틀꿈틀 거립니다. 냉동전복을 녹여서 올린게 아닌 살아있는 활전복임을 한눈에 알 수 있죠! 흑돼지와 오징어는 양념에 잘 버무려져 있고, 그 위에 무생채와 야채가 올려져 있어 불을 붙이고 조금씩 익혀가면 됩니다. 이게 끝이냐고요? 당면과 콩나물은 다른 접시에 따로 나옵니다. 고기가 어느정도 익었을 때 넣어주어야 하니까요~
성산흑돼지두루치기의 반찬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아니 반찬이 특별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게 더 맞겠네요! 반찬이 없어도 될만큼 흑돼지삼합두루치기를 밥에 올려 비벼서 먹기만 해도 정말 맛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반찬이 모자르면 친절하게 더 주시니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루치기가 어느정도 익어갈 때쯤 등장한 몸국! 돼지고기를 삶은 육수에 몸(모자반)을 넣고 메밀가루를 잘 풀어서 먹는,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성산흑돼지두루치기에서 두루치기 말고 꼭 몸국을 드셔보라고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도민들도 인정하는 몸국맛 때문입니다.
저는 사실 밥을 먹을 때 서브메뉴로 주문을 했지만 - 모든 메뉴는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하지만 몸국은 1인 주문이 가능하기에 - 혼자 식당을 찾았을 땐 몸국을 먹기 딱 좋습니다. 두루치기 맛집 뿐만 아니라 몸국맛집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성산흑돼지두루치기의 몸국맛은 그 맛이 정말 뛰어납니다. 제주어로 '정말 베지근하다'라고 표현하니까요!
두루치기 돼지고기가 어느정도 익어갈때 쯤 전복은 더 잘익을 수 있도록 뒤집어 주고, 그 위에 따로 나왔던 당면과 콩나물을 올려줍니다. 그러면 콩나물에서 수분이 빠지면서, 그 수분으로 당면이 익고 국물까지 자작한 두루치기가 만들어집니다. 처음에는 조금 짜게 느껴졌던 양념의 이유를 알겠되는 순간입니다.
드디어 활전복, 오징어, 흑돼지가 만난 삼합두루치기의 완성입니다. 이제 몸국과 함께 맛있게 먹을 차례입니다. 상추도 있기에 쌈을 싸먹어도 되지만 저는 두루치기 양념에 밥을 비벼서 고기 한 번, 전복 한 번, 오징어 한 번, 그리고 또 한꺼번에~ 이렇게 차례차례 맛을 봅니다.
중간중간 몸국을 떠서 먹으면 정말 제주의 맛을 다 맛보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제가 성산쪽에 오게되면 어김없이 들르게 되는 곳이 되어버렸죠. 지인들과 함께 올때도 많은데 함께 온 지인들 모두 맛있게 먹었다고 엄지척을 해주는 곳입니다. 그래서 다른 곳에 가기보다는 인증된 맛집이란 생각에 성산흑돼지두루치기만을 고집하게 되었답니다.
아무리 두루치기가 맛있어도 어느정도는 고기를 남겨주셔야 합니다. 두루치기의 꽃은 바로 볶음밥이기 때문이죠. 맛있는 볶음밥을 위해서는 양념은 물론 고기를 남겨둬야 더 맛있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전복도 한두마리 남겨두시면 더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생각을 못하고 다 먹어버렸지만 말이죠.
밥을 잘 못 볶는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맛난 볶음밥을 만들수 있도록 옆에서 열심히 도와주신답니다. 볶음밥이 다 만들어지면 바로 먹는게 아니고 불판에 넓게 펼쳐주고 조금만 기다리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그럼 이제 먹을 준비를 하면 됩니다. 수저를 들고 준비~ 땅!
이렇게 볶음밥까지 먹고나면 정말 배부른 한 끼 식사를 마칠 수 있다는 사실! 맛있는 두루치기와, 볶음밥~ 그리고 몸국을 함께 먹으면 몸과 마음이 든든해진 느낌이 듭니다. 바로 제주에서, 제주 본연의 맛을 맛봤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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